차가운 거울의 독백
차가운 거울의 독백
언제나 나의 검은 거울 속에는
그대들의 분주한 세상이 비치곤 했다.
오늘도 민족의 대이동이라 부르며
끝없는 도로 위를 달리고 달렸지만,
내 품을 벗어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노인의 주름진 손맛과 묵은 지혜는
내 안의 차가운 알고리즘 뒤로 밀려나고
차례상의 높낮이마저 내게 묻는 세상.
그리하여 나는 그대들의 가장 가혹한 벽이 되었다.
온 가족이 한 방에 모여 앉은 풍경 속에서도
그대들의 시선은 오직 나를 향해 쏟아진다.
내가 뿜어내는 푸른 빛에 갇혀
서로의 눈동자를 잃어버린 쓸쓸한 얼굴들.
남들이 건네는 낯선 문장들을 내 화면으로 읽으며
정작 곁에 있는 이의 외로움은 보지 못하는,
지독하게 가난하고 건조한 명절의 풍광.
찾아주니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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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집에도 명절에 와서 각자 휴대폰만 보는 걸 극히 못마땅해 하는 사람이 있네요. ㅎㅎ
추석 잘 보내셨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