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일주-10 카파도키아 파샤바 계곡(Pasabag Valley)
튀르키예 일주-10 카파도키아 파샤바 계곡(Pasabag Valley)
파샤바 계곡 입장은 일정 중 포함된 '튀르키예 시리즈 투어' 선택 옵션(180유로)에 포함되어 있다. 주요 유료 관광지 6곳을 묶어 둘러보는 '고고학 시리즈 투어'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소개되었으나, 막상 와보니 고고학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 옵션을 선택하지 않으면 여행의 핵심이 되는 명소들을 놓치게 되니 사실상 필수 코스나 다름없었다.
오후 4시 35분, 지프 투어를 마친 일행과 입구에서 다시 만나 파샤바 계곡 내부로 들어섰다. 입구에서부터 거대한 버섯 바위들이 하늘을 향해 위풍당당하게 도열해 있었다. 지구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오직 이곳 카파도키아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독특하고 경이로운 장관이었다.
가이드는 자신만이 아는 파샤바 계곡의 정수를 보여주겠다며 일행을 언덕 위 전망 포인트로 안내했다. 물론 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광도 더할 나위 없이 멋졌지만, 정작 송이버섯 바위들이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는 현장을 가까이서 둘러볼 시간은 주어지지 않았다. 결국 나는 버섯 바위 군락으로 뛰어 들어가 숨을 헐떡이며 가까스로 사진을 몇 장 남기고, 약속 시간보다 몇 분 늦게 버스로 돌아와야 했다.
아마 우리 팀 일행 대부분은 이 웅장한 버섯 바위를 가까이서 제대로 눈에 담지도 못한 채 지나쳤을 것이다. 나는 이전에 이곳을 와본 경험이 있었기에, 무엇을 봐야 하는지 알아 기를 쓰고 뛰어다니며 셔터를 눌렀다.
가이드에게는 수십, 수백 번 찾아온 흔한 일터일지 몰라 감흥이 무뎌졌을 수도 있고, 손님들이 중요한 비경을 놓치고 지나쳐도 별다른 죄책감을 느끼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멀리서 찾아온 여행자에게는 하나하나가 평생 단 한 번 뿐일지도 모를 순간이기에, 패키지 일정의 수박 겉핥기식 동선에는 여전히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장군의 포도밭, 파샤바 계곡(Pasabag Valley)
카파도키아를 상징하는 버섯 모양의 기암괴석, 일명 '요정의 굴뚝(Fairy Chimneys / Peri Bacaları)'이 가장 완벽하고 밀집된 형태로 보존되어 있는 이곳은 카파도키아 탐방의 핵심 명소다.
튀르키예어로 '파샤(Paşa)'는 '장군' 또는 '수령'을, '바(Bağ)'는 '포도밭'을 의미하여 '장군의 포도밭'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실제로 계곡 주변 바위 사이사이에는 포도나무가 심어져 있어 예로부터 전통 포도주 생산지로도 유명하다.
모자를 쓴 듯한 쌍둥이, 삼쌍둥이 형태의 버섯 바위가 대규모로 군집을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단단한 현무암(Basalt) 상층부 암석이 우산이나 모자처럼 아래쪽의 무른 응회암 층을 보호하며 오랜 세월 차별 풍화 과정을 거쳐 형성된 독특한 지질학적 작품이다.
수도사들의 은둔처(Monks Valley)와 성 시메온
파샤바 계곡은 과거 세상과의 단절을 선언한 기독교 수도사들이 바위 기둥 내부에 굴을 파고 들어가 은둔 생활을 하며 기도했던 곳이라 하여 '수도사의 계곡(Monks Valley)'으로도 불린다. 바위 기둥 내부에는 정교하게 조각된 기독교 수도사들의 십자가 벽화와 침상, 작은 예배당, 은둔용 굴방 등이 여전히 고스란히 남아 있다.
특히 5세기 고행자로 유명한 성 시메온(St. Simeon)의 은둔처가 대표적이다. 성 시메온은 세속의 명성과 번잡함을 피해 15m 높이에 달하는 3구 버섯 바위 꼭대기 굴방에 올라가 거주하며 일생을 기도에 바쳤다. 신앙을 지키기 위해 이 기묘한 바위 속에 자신을 가두었던 고대 기도자들의 흔적을 바라보며, 파샤바 계곡이 지닌 거룩하고도 아득한 세월의 무게를 다시금 느껴본다.
기묘함과 그 속에서의 은둔자의 거룩한 삶을 되새깁니다.^^
오스만의 자부심이 가득한 튀르티예... 대단한 나라입니다.
볼수록 부러운 국가네요.
볼 게 정말 많은 나라입니다.
아주 오래전에는 화산재가 있는 곳 높이까지 평지였을텐데 모두 깎여 나가고 일부만 남아 있는 모습에 인간 목숨은 찰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수천년 바람과 비에 깍여서 만들어진 조각입니다. 인간의 생이란게 참 새발의 피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