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깨 타작마당에서 쏟아지는 부부의 가을 행복

in #zzan • yesterday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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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깨 타작마당에서 쏟아지는 부부의 가을 행복


사흘째 들깨를 털고 있다. 거창하게 타작이라고 이름 붙였지만, 실상은 옆지기와 마주 앉아 고소한 '깨를 쏟아내는' 정겨운 시간이다. 잘 말린 깻대를 한 움큼씩 쥐고 툭툭 치면, 투두둑 소리와 함께 하얗고 알찬 들깨가 사방으로 쏟아진다. 마주 보며 웃음 짓는 우리 부부의 모습이 바로 이 깨알 같은 행복이 아닐까 싶다.

지난 일요일에는 몹시 사납던 비바람이 불어닥쳐 애써 키운 들깨의 일차 수확을 해 가버렸다. 가슴이 쓰렸지만, 옆지기는 그래도 남은 것이 우리 먹을거리는 충분히 된다며 오히려 환하게 웃어준다. 처음에 그저 세 말만 나와도 좋겠다며 시작한 일인데, 털고 보니 잘하면 한 가마 가까이 될 것 같다.

이제 남은 깻대를 며칠 더 바짝 말려서 털어내면 그것도 한 말 이상은 족히 나올 듯하다. 조금만 더 서둘러 적기에 수확했더라면 한 가마 반이나 두 가마 정도는 거두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스치지만, 욕심을 내려놓으니 남은 양만으로도 감사가 넘친다.

둘이 나란히 앉아 토닥토닥 깨를 터는 풍경이 참 따스하고 보기 좋았다. 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소소한 일상의 행복이 가을볕처럼 스며든다. 사서 먹는 것보다 이렇게 직접 땀 흘려 농사지어 먹으니 얼마나 좋으냐는 옆지기의 말에 무슨 다른 말이 필요하겠는가.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여름내 정성껏 지은 옥수수 농사도 그렇다. 수확한 옥수수를 제철에 넉넉히 나눔하고는 모두 냉동고에 보관해 두었다. 본사 교육이나 자체 교육이 있는 매주 두세 번씩 꺼내어 쪄내는데, 옆지기가 그때마다 참 행복해하니 농부의 마음도 더없이 뿌듯하다. 물론 센터를 찾는 손님들도 매주 이 옥수수 맛에 반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교육에 동참해 주시곤 한다.

이번에 거둔 들깨 역시 우리 부부에게 똑같은 기쁨을 선물해 줄 것이다. 게다가 우리 센터를 찾아주시는 귀한 손님들에게 대접하는 식사가 어지간한 식당보다 낫다는 평을 듣다 보니, 들어가는 식자재 양도 만만치 않다. 그런데 이렇게 직접 마련한 고품질의 재료가 든든하게 버텨주니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하루 일과를 모두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차에 올라타려는데, 서쪽 하늘을 가득 채운 붉은 노을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 장엄하고 아름다운 빛을 카메라에 한 컷 담으며 나직이 바라보았다. 서둘러 저무는 해가 아니라, 하늘을 가장 화려하게 물들이는 저 석양처럼 우리의 노년도 아름답고 붉게 타오르면 좋겠다고 생각해 본다.

저녁 식사 후 깨끗이 씻고 나와 나의 일터이자 놀이터인 스팀잇 세상으로 출근 도장을 찍어야겠다 생각했다. 그런데 샤워하러 화장실에 들어왔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들을 놓칠세라, 화장실을 임시 작업실 삼아 부지런히 글을 적어 내려가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스티미언은 이래서 어디서나 매 순간이 즐겁기 마련인가 보다.

그나저나 화장실에 너무 오래 앉아 있었더니 다리에 쥐가 난다.
ㅎㅎㅎ
빨리 씻고 나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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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ㅎ 타작 하셨군요.
저희도 이번주에 기계 빌렸어요.
두말 나오면 다행이네요.

잘 하셨어요.
손으로 털어보니 시간이 많이 걸리고 힘이 많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