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79.

in #steemzzang • 8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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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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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은 마루 끝에 왔는가 장지문이 눈에 부시게 밝다.

문간에서 만리성이라도 쌓으러 가는 사람처럼 침통한 이별을 했는데 저만큼 길모퉁이를 돌려다 말고 서의돈은 대문간으로 되돌아왔다.

큰사랑에서 작은사랑으로 건너오는데 열려진 중문 안에 얼른거리는 명희 눈과 서의돈의 눈이 부딪친다.

-토지 2부 제4편 용정촌과 서울 13장 정(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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