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일주-11 카파도키아 젤베 계곡(Zelve Valley)

in #kr5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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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일주-11 카파도키아 젤베 계곡(Zelve Valley)

파샤바 계곡에서 차로 5분 남짓(약 1.5km) 이동해 젤베 계곡(Zelve Valley)에 도달했다. 이곳 역시 17년 전 첫 카파도키아 방문 때는 오지 않았던 미지의 구역이다. 계곡에 들어서니 해가 잿빛 구름 뒤로 숨어버려 콘트라스트가 약한 밋밋한 풍경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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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사진은 결국 빛이 모든 것을 결정짓는다. 3차원의 입체적인 세상을 2차원의 평면 프레임 속에 담아낼 때, 조금이라도 깊이감과 입체감을 불어넣으려면 빛과 그림자의 조화로운 공존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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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전 카파도키아에 왔을 때는 바위굴 속에 살며 삶을 이어가던 현지 주민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와보니 암굴에 상주하는 사람의 흔적은 온데간데없고, 안전을 위해 굴 내부로의 진입조차 엄격히 통제되고 있었다. 유적 보존과 낙석 위험 등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주민들을 다른 구역으로 이주시키고 보존 구역으로 지정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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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촬영길에는 어머니를 따라 온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모델이 되어주었다. 언덕을 재동재동 뛰어다니며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에 미리 가 기다려주는 센스와 재치를 발휘해 준 덕분에 빠르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일행을 따라가며 셔터를 눌러야 하는 촬영 환경에서는 이보다 더 고마운 조력자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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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여행길에서 가장 소중한 밑천은 단연 '건강'임을 다시금 깨닫는다. 이번 여정에는 애초부터 몸이 다소 불편한 상태로 참가한 일행이 있어 마음이 쓰였다. 폐 상태가 좋지 않은지 심한 기침을 하기도 하고 코에 산소 흡입 장치를 연결한 채 걸음을 옮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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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듯한 이동 일정과 긴 버스 탑승 시간, 여기에 식수와 음식이 바뀌면서 배탈로 고생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심지어 체력이 버티지 못해 주요 관람지 구경은 포기한 채 버스에 남아 휴식을 취해야 하는 이들을 볼 때면 건강의 소중함이 더욱 뼈저리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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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흔적이 오롯이 남은 암굴 마을, 젤베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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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베 계곡(Zelve Valley / Zelve Open Air Museum)은 카파도키아에서 가장 오래된 암굴 주거 공동체 유적이자, 1950년대 중반까지 실제로 기독교인과 무슬림이 함께 삶을 일궈온 거대한 야외 박물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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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세기부터 13세기 사이 수도사들의 은둔처로 번성했으며, 괴레메보다 더 오래전부터 인간이 바위를 깎아 터전을 잡고 살아온 고대 주거 공간이다. 무엇보다 기독교인과 이슬람교인이 수백 년 동안 한 계곡 안에서 이웃으로 평화롭게 어우러져 살았던 공존의 터전으로, 바위벽 사이에 암굴 교회와 암굴 모스크가 함께 자리한 매우 희귀한 문화적 구조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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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세월에 따른 풍화 작용과 낙석 위험이 점차 심해지면서, 1950년대 중반까지 이곳을 지키던 상주 주민들은 1952년에서 1955년 사이에 근처의 '아크테페(Aktepe, 신 젤베)' 마을로 최종 이주하게 되었다. 그 후 젤베 계곡은 과거의 삶을 증언하는 야외 박물관으로 거듭나 오늘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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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은 Y자 형태의 3개 협곡으로 나뉘어 있으며, 골짜기를 따라 산책로가 정갈하게 조성되어 있다. 산책로를 거닐다 보면 바위를 파서 만든 암굴 집, 방앗간, 모스크, 교회의 흔적을 고스란히 만날 수 있다. 특히 주민들이 포도를 짜서 와인을 만들던 석조 시설과, 비둘기 똥을 농사 비료로 활용하기 위해 절벽 높은 곳에 파놓은 수십 개의 비둘기 집 구멍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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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의 괴레메 야외 박물관이 정교한 '프레스코 벽화가 보존된 암굴 교회' 위주의 정적인 공간이라면, 젤베 계곡은 민초들의 실생활 공간이었던 '암굴 마을 전체의 생태'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역동적인 터전이다. 빛은 스러졌으나 세월이 켜켜이 쌓인 암굴의 온기는 여전히 계곡 바람을 타고 깊은 울림을 전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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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수록 신기하네요.

카파도키아 전역이 대부분 이런 경치를 보여 줍니다.

초등6 모델의 표정이 매우 좋네요.
건강할때 놀아야 하는데 현실은 건강할때 일해야 하죠. ㅠ.ㅠ

젊을 때는 시간이 없고 늙으면 건강이 없지요 ㅎㅎ

문득 이곳의 삶을 선택했던 이들의 신을 생각해 봅니다. 예뻐하셨겠지요.^^

이런 토굴속에서 살아갔던 사람들은 대부분 종교박해를 피하기 위해 숨어 든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