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in #steemzzang • 2 days ago

가을이 먼 길을 돌아
우리 앞에 왔다

이젠 달을 기다리지 않겠다는
달맞이꽃을 어루만지고 돌아서는 길
달빛 흐트러지는 여울물소리에
발을 멈추기도 했다

가시덤불 속에서 빨갛게 눈을 뜨는
찔레열매의 뼈아픈 절망까지
모른다 할 수는 없었다

터널속으로 사라지는 밤차의 뒷모습을
넋을 잃고 바라보던 눈길이
거문고자리를 지나도록 마음을 조려야 했다

철새들이 물 한 모금 물고
먼 하늘을 날아 가듯
가을도 그렇게 우리앞에 왔다

image.png

오래 만진 슬픔/ 이문재
​
이 슬픔은 오래 만졌다
지갑처럼 가슴에 지니고 다녀
따뜻하기까지 하다
제자리에 다 들어가 있다

이 불행 또한 오래되었다
반지처럼 손가락에 끼고 있어
어떤 때에는 표정이 있는 듯하다
반짝일 때도 있다

손때가 묻으면
낯선 것들 불편한 것들도
남의 것들 멀리 있는 것들도 다 내 것
문밖에 벗어놓은 구두가 내 것이듯

갑자기 찾아온
이 고통도 오래 매만져야겠다
주머니에 넣고 손에 익을 때까지
각진 모서리 닳아 없어질 때까지
그리하여 마음 안에 한 자리 차지할 때까지
이 괴로움 오래 다듬어야겠다

그렇지 아니한가
우리를 힘들게 한 것들이
우리의 힘을 빠지게 한 것들이
어느덧 우리의 힘이 되지 않았는가

Sort:  

image.png
안녕하세요 스팀잇 코리아팀입니다.
스팀잇 코리아팀이에서 보다 나은 스팀잇 생활을 위해서, 자체 콘덴서 사이트를 제작 하였습니다. 기존 steemit 대비 아쉬웠던 부분들을 반영하여 우리 한국 사용자들이 보다 편리한 스팀잇 활동을 하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steemitkorea 사이트에 방문하셔서 살펴보시고 마음에 드시면 해당 사이트에서 활동을 부탁드려봅니다. 자동보팅, 예약글쓰기, 카테고리(전체/개인) 기능, 번역등 여러가지 편리한 기능을 많이 제공해드리고 있습니다.
https://steemitkorea.com 방문 부탁드립니다.
9월 30일까지 사용하시는 분들을 위해 steemitkorea 개척자 뱃지를 제공해 드리고 있으니,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뱃지 시스템은 스팀잇코리아 사이트 내에서 여러가지 활동 혹은 밋업등을 통해 받아볼 수 있습니다.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