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in #steemitkor • 2 days ago

교회의 벽을 타고 올라간 담쟁이를 보며
나도 기댈 곳이 있으면할 때가 있다

운 좋게 거미줄 하나를 잡고
아직은 나뭇가지에 달려 맴을 도는
나뭇잎을 보면서
함께 있음이 눈물겨울 때가 있다

완두콩깍지 속에
나란히 누운 콩알처럼
이불 밖으로 나온 발을 간질이던 때가 있었다

혼자 목이메어 구름을 덮고 멀어지는
좀성이별 같은 이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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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녁 달/ 박형준

내게도 매달릴 수 있는
나무가 있었으면 좋겠다

아침에는 이슬로
저녁에는 어디 갔다 돌아오는 바람처럼

그러나 때로는
나무가 있어서 빛나고 싶다

석양 속을 날아온 고추잠자리 한 쌍이
허공에서 교미를 하다가 나무에 내려앉듯이

불 속에 서 있는 듯하면서도 타지 않는
화로가의 농담(濃淡)으로 식어간다

내게도 그런 뜨겁지만
한적한 저녁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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