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87.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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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자국만큼 굵었더 땀구멍도 졸아들고 검버섯이 핀 얼굴이 푸룻푸릇하다.
개화장이고 개뿔이고 다같은 막대긴데 그러니까 재팽이다. 그거 아니겠어?
한 해, 두 해 책장 넘기듯 쉽게 가버리고 설마 설마 하며 보낸 세월 배불리 먹은 일 별로 없고 일 안 하며 졸아본 것도 아니지만 이들 눈앞에는 황혼의 서리가 내리고 있는 것이다.
-토지 2부 제5편 세월을 넘고 3장 가난한 사람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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