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85.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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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집년 옷고름에 노리개 달고 댕기는 것과 별다를 게 없더랑게로 식자라는 게 노리개더란 말씨.
삭막한 그늘이 새 그림자처럼 지나간다.
물먹은 듯 별들이 희미하게 하얗게 깜박거린다. 초가을의 냉기가 옷깃 사이로 기어든다. 가난하다. 허기지게 마음이 가난하다.
-토지 2부 제5편 세월을 넘고 1장 황막(荒漠)하다는 것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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