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어제가 구월 보름이라
늦도록 달을 기다렸습니다
달은 두터운 구름에 치어
밤중이 지나 중천으로 찾아옵니다
미로 같은 골목을 빠져나오느라
얼굴에 멍자국 같은 그늘이 생겼습니다
이렇게라도 만났으니 되었다고
지금이라도 보았으니 다행이라고 했지만
플라터너스 잎이 바스락 바스락
서운한 마음을 드러냅니다
입술이 까맣게 탄 코스모스가
소매끝을 찌르며
비바람 한 번 지나가면......
복받치는 목소리가 촛불처럼 흔들립니다
시월/ 황동규
내 사랑하리 시월의 강물을
석양이 짙어가는 푸른 모래톱
지난날 가졌던 슬픈 여정들을, 아득한 기대를
이제는 홀로 남아 따뜻이 기다리리.
지난 이야기를 해서 무엇 하리.
두견이 우는 숲 새를 건너서
낮은 돌담에 흐르는 달빛 속에
울리던 木琴소리 목금소리 목금소리.
며칠내 바람이 싸늘히 불고
오늘은 안개 속에 찬비가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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