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궁금하다 보니, 그런데 왜 궁금하지
그냥 궁금하다 보니, 그런데 왜 궁금하지
초저녁에는 잔뜩 흐린 하늘이었다.
어쩌다 얼굴을 내미는 달은 구름의 심술에 "내가 졌다"라며 얼굴 내밀기를 포기한 듯했다.
그러나 사진에서처럼 가끔은 "나 보름달이야"라며 얼굴을 보이곤 했다.
그랬는데 이른 새벽에 나가보니 그사이 맑은 하늘이 되어 있었다. 휘영청 달 밝은 밤이다.
그래서 보름인가 했다. 아니면 열엿새 달이거나...
원래 보름달보다 열엿새 달이 더 크고 밝고 동그랗다.
달밤에 체조하기 딱 좋은 그런 밤이었다.
그래서 궁금증이 생겼다.
달이 밝으니 별들이 많이 안 보인다.
심지어 북극성까지 흐릿해져서 한참을 찾아봐야 했다.
여기서 생기는 궁금증.
우린 보통 방향을 가늠할 때 북쪽 하늘에서 북극성을 먼저 찾는다.
그리고 흔히 혼동하는 게, 그 별이 가장 밝은 줄 안다는 점이다.
그런데 아니다. 북극성은 1등성이 아니다.
지구에서 볼 때 북극성은 약 1.8~2.1등급 사이로 변하는 세페이드 변광성이다.
그렇기에 밤하늘에서 아주 밝은 편은 아니어서, 밝기로 따지면 45~50위권 수준이라 한다.
그건 그렇고, 별의 등급도 두 가지로 분류된다고 한다.
솔직히 이건 오늘 알았다.
'겉보기 등급'과 '절대 등급'이란 게 있단다.
겉보기 등급은 우리가 육안으로 보면서 느끼는 밝기를 기준으로 한 것이고, 절대 등급은 별의 진짜 밝기를 말한단다.
그래서 난 태양도 별인지라, 별 중의 별인 태양이 가장 밝은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아니다.
북극성이 겉보기에는 2등급 별이지만, 절대 등급 밝기는 태양의 1,200배에 달하는 별이란다.
태양보다 더 밝다니, 그것도 1,200배나 더 밝다고 하니 망치로 한 대 맞은 것 같다.
그런데 이건 약과다. 절대 등급으로 가장 밝은 별은 따로 있다고 한다.
이름은 R136a1(울프-레이에 별)이며, 절대 등급은 약 -8.18등급(가시광선 기준)이다.
이 별의 특징은 타란툴라 성운 내부의 대마젤란은하에 위치하며, 태양보다 약 460만~700만 배 이상 밝은 초고광도·초질량 별이라 한다.
북극성이 태양의 1,200배 밝기라 했는데, R136a1은 460만 배에서 700만 배라니 감도 안 온다.
이러니 그 위대한 태양도 우주에서는 그냥 작은 별에 불과하다.
지구촌으로 따지면 어느 밀림 속 작은 마을만큼도 안 되는 위치이니, 하물며 그 안의 사람은 봄이면 날아오는 미세한 황사 먼지 하나도 안 되는 존재들이 아닌가 싶다.
태양이 우주의 중심도 아니고, 그렇다고 북극성이 우주의 중심도 아니며, 더더욱 나도 아니니 그냥 존재의 의미가 무엇인가 싶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이토록 미미한 존재인 내가 그래도 필요하기에 이곳에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여기서 엉뚱한 말로 마무리를 해야겠다.
어쩌면 인간은 사랑을 위해서 존재하는지도 모르겠다.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
사랑이 아니라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게 사람의 생이고 삶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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