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in #kr-diary11 days ago

도대체 어느 정도까지 챙겨줘야 오지랖이 아니고, 배려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언제부터인가 연구소에서 학생들을 받아 내가 간접적(?)으로 지도(?)하게 되면서 연구 외에 이것저것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된다. 사실 이래서 학생들이랑 엮이고 싶지 않았던 건데... 연구만 같이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막상 학생들과 함께하다 보면 연구 외에도 신경 써야 할 것들이 생각보다 많다.

물론 내가 정해서 학생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결국 하게 된 이상 잘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한다. 가급적이면 학생들의 편의를 봐주려고 꽤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일정도 최대한 맞춰주려고 하고, 연구와 관련된 것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불편해할 만한 부분들도 가능하면 미리 생각해보려고 한다.

그런데 가끔은 내가 너무 많이 챙겨주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이게 배려인지, 아니면 그냥 오지랖인지. 혹은 너무 오냐오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모르겠다. 학생들이 편하게 연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과, 학생들이 스스로 해야 할 일까지 대신 해주는 것은 분명히 다른 문제일 텐데 그 경계를 잡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

내가 조금 더 챙겨주면 당장은 학생들이 편할 수 있다. 하지만 계속해서 내가 먼저 생각하고, 내가 먼저 해결하고, 내가 먼저 맞춰주다 보면 오히려 학생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지는 기회를 빼앗는 것일 수도 있다. 반대로 너무 방임하면 그것도 지도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좋은 지도라는 것이 어디까지 개입하고 어디에서 물러나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학생이 어려워할 때 손을 내밀어 주는 것과, 넘어지지 않도록 계속 붙잡고 있는 것은 다르다. 문제는 지금 내가 어느 쪽에 서 있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아직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도 처음이고, 나 역시 연구를 하면서 계속 배우고 있는 입장이다. 그래서 정답을 알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는 최대한 편하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것저것 챙기고 있는데…… 가끔은 그게 정말 학생들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내가 불편한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아서 미리 이것저것 처리하는 것인지도 생각해보게 된다.

배려와 오지랖, 자율성과 방임.

이 사이의 적당한 선을 찾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아마 학생들을 지도한다는 것은 연구를 가르치는 것만이 아니라, 언제 도와주고 언제 지켜봐야 하는지를 배우는 과정이기도 한 것 같다. 나도 아직 그 경계를 찾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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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주면 당장은 고맙다고 하겠지만…. 그걸 오래 기억하지는 않더라구요.
진짜로 필요해 보이는 학생만 챙기세요.
그것도 엄청 에너지와 시간 빼앗기는 일이니까요.

이 이야기를 보니 군대때 생각나네요...
잘해준 사람보다 못된 놈이 더 오래 생각난다.

그만큼 더 각인이 되어서 그 못된 놈을 증오한다는 말이기도 하죠!!

그런데 사람은 간사합니다.
잘해주든 못해주든..
시간이 지나면 그 사람은 잊혀진다는 것을...

제일 먼저 나를 챙기는게 우선이 아닐까 싶네요...
그게 어려울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