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어리의 기도(화답)

in #atomy • 17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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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어리의 기도(화답)


입술을 열면 깨질 것 같아
바람 한 자락에도 흔들릴 것 같아
나는 오늘 밤 가장 단단한 자물쇠를
내 마음에 채웁니다.

무슨 말이 필요한지 잘 알지만
혀끝까지 차오른 언어들을
가만히, 다시 삼켜냅니다.

내 서툰 말 한마디가
우리가 쌓아 올린 성을 허물까 봐
그 두터운 신뢰의 벽에
작은 금이라도 낼까 봐 덜컥 겁이 나서.

하고 싶은 말들이 온몸을 돌다
끝내 터져 나오지 못한 채
고인 눈물이 되어도 좋습니다.

말을 잃어버린 벙어리가 되어도
내가 지키고 싶은 것은 오직 하나,
우리가 나누었던 그 거대한 믿음.

그 믿음을 위하여
나는 기꺼이 나의 목소리를 버리고
가장 깊은 침묵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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