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의 계산법

in #atomy • 14 hours ago

image.png

여름날의 계산법


들판의 풍요는 모두 내 노래 덕이지!
베짱이는 언제나 호기롭게 소리쳤네
개미들이 땀 흘려 일궈낸 단맛을 마구 탐하면서도
제 이슬 한 방울 나누는 법은 없었네.

식사 자리에선 자기가 다 대접할 듯 노래하더니
겨울 준비를 위한 곡식의 계산서가 날아올 때면
급한 연주가 있다며 연기처럼 사라지며
얄팍한 도망을 '영리한 처세술'이라 믿었네.

어린 개미 감탄하며
당신의 배가 참으로 투명하군요
어쩜 속까지 훤히 보일까요.

우쭐대던 베짱이 더듬이가 부르르 떨리며
날개로 가린 배 바람결에 열리니
얄팍한 소갈딱지 뱃속에 가득 찼네.

차가운 바람결에 군주의 민낯이 벗겨지니
겨울을 나려던 영악한 처세술은
날갯짓 한 번에 만천하에 드러났네.

Sort: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