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라는 이름의 참 편리한 동물
인간이라는 이름의 참 편리한 동물
"인간은 동물과 다르다. 우린 고차원적인 감성이 있으니까."
참 듣기 좋은 말이다. 우리는 예술을 논하고, 눈물을 흘리고, '사랑'이나 '공감' 같은 근사한 단어를 쓰기 때문이다. 하지만 솔직히 가슴에 손을 얹고 삶의 뒤편을 들여다보면 어떨까. 지독하게 싸우거나 갈등이 터졌을 때 우리가 내리는 결정들을 보면, 사실 밀림의 사자나 동네 길고양이와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 결국 내 위주로 상황을 해석하고, 내 이익을 챙기고, 상대를 내 뜻대로 끌고 가려는 지독한 이기심. 그 밑바닥은 동물과 다를 바가 전혀 없다.
문득 고전 소설 《폭풍의 언덕》을 읽을 때 등골이 서늘해지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소설 속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은 '사랑'이라는 가장 인간적인 감정을 무기 삼아 서로를 물어뜯고 파멸로 이끈다. 캐서린은 히스클리프를 사랑한다면서도 자기 안락함을 위해 다른 남자와 결혼해 버리고, 히스클리프는 복수라는 명목 아래 주변 사람들을 잔인하게 통제하고 짓밟는다.
그 광기 어린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손가락질하지만, 냉정하게 자문해 보아야 한다. 과연 우리는 그들과 얼마나 다를까? 우리도 연인에게, 가족에게, 혹은 친구에게 "다 너를 위해서"라는 말로 내 욕망을 은근슬쩍 포장하곤 한다. 상대를 내 마음대로 조종하고 싶으면서도 겉으로는 선한 피해자인 척하는 이 고차원적인 사기극. 이건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짓이다. 동물이 보면 기가 찰 노릇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정말 옷 입은 짐승이자, 폭풍의 언덕 위를 날뛰는 괴물에 불과한 걸까? 대체 무엇이 우리를 인간이라고 부르게 만드는 걸까?
그 결정적인 차이는 아주 의외의 곳에 있다. 바로 ‘부끄러움’이다.
동물은 자기 본능을 의심하지 않는다. 사자가 얼룩말을 물어뜯으며 ‘내가 지금 너무 잔인한가?’ 하고 반성하지 않는다. 《폭풍의 언덕》 속 주인공들 역시 폭풍 같은 집착에 눈이 멀어 끝까지 자신의 잔인함을 돌아보지 못했기에 파멸 축제를 벌인 것이다.
하지만 평범한 우리들은 낮에 잔뜩 이기적으로 굴어놓고도 밤에 침대에 누우면 왠지 모르게 이불을 걷어차며 괴로워한다. ‘아, 아까 내가 너무 내 생각만 했나?’, ‘그 사람한테 상처를 준 건 아닐까?’ 하고 스스로의 찌질함을 부끄러워한다.
결국 우리는 하루의 99%를 동물처럼 이기적으로 살아가고, 때로는 히스클리프처럼 상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나머지 1%의 순간에 내 본능의 멱살을 잡고 부끄러워할 줄 안다. 그 찰나의 미안함과 성찰 덕분에, 우리는 간신히 폭풍의 언덕을 내려와 '인간'으로 버티고 서 있는 것 아닐까.
내가 지금 열정을 다해 하고 있는 애터미 비즈니스는, 어쩌면 이 '1%의 인간성'을 끊임없이 시험하고 증명해 내야 하는 거대한 실험실과 같다.
수많은 사람과 얽히고설키며 관계를 맺는 이 사업의 현장 역시 본능의 언덕이다. 나 역시 사람인지라 문득문득 상대를 내 이익을 위한 도구로 보고 싶거나, 내 뜻대로 판을 끌고 가고 싶은 동물적 통제욕이 고개를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폭풍의 언덕》의 파멸이 주는 경고와 내면의 부끄러움이 브레이크를 걸어준다.
애터미에서 말하는 진정한 성공은 상대를 이용해 내 꼭대기를 쌓는 동물적 서열 싸움이 아니다. 오히려 "상대를 내 뜻대로 끌고 가겠다"는 이기심을 내려놓고, 그 사람의 성장을 진심으로 돕는 '동반 성장'의 관계 설정에서 시작된다. 철저히 자기 위주로만 움직이는 동물적 본능을 거슬러, 타인의 삶을 귀하게 여기는 인간적인 연대를 선택하는 일이다.
오늘도 수많은 관계 속에서 본능과 성찰의 줄다리기를 한다. 상대를 내 욕망의 수단으로 삼지 않겠다는 다짐, 내 찌질함을 부끄러워할 줄 아는 성찰. 그것이 내가 애터미 안에서 사람을 남기고, 마침내 진짜 '인간다운 성공'을 향해 폭풍의 언덕을 당당히 내려가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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