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에 들어온 ‘AI 비서’ 라이언… 취향·상황 이해해 업무 수행
13일 경기 용인시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김대년 카카오 디자인 총괄 성과리더가 카카오톡 화면을 두 손가락으로 쓸어내리자 캐릭터 ‘라이언’이 나타났다. 음성으로 일정을 묻자 “어젯밤 가족 방에서 하영이 하원을 부탁받았어요. 오후 5시25분에 출발하면 6시쯤 도착할 수 있어요”라고 답했다. 카카오톡 대화와 일정, 이동 시간을 고려한 맞춤형 답변이다.
카카오는 이날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 카카오(if(kakao)26)’에서 카카오톡 어디서든 문자나 말로 불러낼 수 있는 나만의 인공지능(AI) 비서 ‘카나나 스페이스’를 공개했다. 지난해 AI 기능을 접목한 데 이어 일상의 업무를 대신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를 심고, 카카오톡을 여러 AI 에이전트를 작동시키는 창구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메신저 이용자 기반을 활용해 빅테크가 이끄는 AI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카카오톡을 ‘통합 에이전틱 AI 인터페이스’로 키우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카카오가 제공하는 에이전트부터 파트너가 만든 에이전트, 이용자가 직접 만든 에이전트까지 하나의 익숙한 인터페이스에서 만나고 대화하고 일을 맡길 수 있도록 연결할 계획이다.
카카오톡 AI가 이용자 취향과 상황을 이해하고, 필요한 업무를 계획부터 실행까지 처리하는 것이 우선 목표다. 핵심 서비스는 카나나 스페이스와 ‘칸바스(Kanvas)’다. 카나나 스페이스는 카카오톡에서 음성과 문자로 호출해 메시지 전송, 일정 관리, 웹 검색, 카카오톡 설정 변경 등을 맡길 수 있는 AI 비서다. 카카오는 향후 쇼핑과 예약, 선물하기, 송금 등으로 수행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용자가 “생수 주문해 줘”라고 요청하면 과거 구매 이력을 바탕으로 상품을 고르고 할인 쿠폰까지 적용해 주문과 결제를 돕는 방식이다. 12월 일부 신청자를 대상으로 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시작한다.
PC 기반 서비스 칸바스는 이용자가 직접 AI 에이전트를 구성하도록 돕는다. 원하는 업무를 말하면 AI가 필요한 도구와 기능을 연결해 에이전트를 만들고, 이용자가 허용한 범위에서 업무를 수행한다. 세금 신고·연말정산 에이전트가 관련 사이트에서 자료를 모으고 신고와 납부 업무를 이용자 확인을 거쳐 완수하는 식이다. 여러 에이전트가 각자 역할을 나눠 처리하는 방식도 지원한다. 카카오톡에서 자체 에이전트뿐 아니라 외부 에이전트까지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로 했다.
카카오톡을 AI 에이전트와 이용자 간 관문으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인데, 경쟁력을 확보하기까진 갈 길이 멀다. 카카오가 구상하는 AI 비서 기능 대부분은 개발 단계다. 카카오의 AI가 지지부진한 사이 빅테크들은 실행형 AI를 잇따라 내놓고 이용자들을 선점하는 중이다.
카카오톡 생태계를 외부로 넓히는 확장성과 AI의 업무 수행력을 입증하는 게 관건이다. 누구나 AI를 쓰는 시대에 이용자 기반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긴 어렵다. 외부 앱과 웹에서 폭넓은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지, 복잡한 요청을 정확하게 완수하는지가 중요하다.
본문 이미지: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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