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아이들의 손끝에서 피어난 세종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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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맞은 알마티 고려한글학교(교장 김율리아나)에 특별한 꽃이 피어났다. 100명의 초급반 학생과 100명의 중·고급반 학생, 그리고 선생님들이 함께 완성한 공동작품 ‘세종대왕과 한글의 꿈’이 만들어졌다.

알마티 고려한글학교는 2012년 2월 고려주말학교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카자흐스탄에 사는 고려인 자녀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언어와 문화, 역사를 이어 주기 위해 시작된 학교다. 이제는 고려인 자녀뿐만 아니라 다문화 배경을 지닌 학생들도 함께 한글을 배우며 서로의 꿈을 키워 가고 있다.

200여 명의 학생이 정성스럽게 꾸민 100개의 초상 조각과 그 곁을 채운 100개의 여백은 하나둘 제자리를 찾아갔다. 서로 다른 색과 이야기를 품은 조각들이 한데 모이자, 마침내 세종대왕의 온화한 모습이 모습을 드러냈다. 작은 손끝에서 시작된 저마다의 상상력이 하나의 아름다운 하모니로 피어나는 순간이었다.

이번 공동작품을 기획한 임정옥 교사는 한글을 배우는 고려인 자녀와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지닌 창의적인 생각과 개성, 서로 다른 빛깔을 존중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표현한 작품을 하나의 큰 그림 안에 담아냄으로써,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어우러질 때 더욱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을 전하고자 했다고 한다.

아이들이 꾸민 조각에는 순수한 상상력과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겼다. 사용한 색과 재료도, 표현한 모습도 모두 달랐다. 아이들은 서로 다른 공간에서 작업을 했지만, 함께 모이자 세종대왕의 얼굴이 되었고, 빈 공간을 채운 다양한 빛깔은 한글을 향한 아이들의 꿈이 되었다.

조각만 바라볼 때는 하나의 작은 그림이었지만, 손을 맞잡자 홀로 완성할 수 없는 커다란 작품이 탄생했다. 세종대왕의 모습 안에 한글을 배우고 사랑하는 아이들의 마음과 저마다의 꿈도 함께 피어났다.

다른 빛깔의 조각들이 모여 더 아름다운 그림을 완성하듯, 다양한 환경과 개성을 지닌 아이들도 한글이라는 언어로 이어졌다. 자신의 빛깔을 잃지 않으면서 친구의 빛깔을 존중했고, 서로의 작은 꿈을 모아 더 크고 아름다운 미래를 그려 냈다.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봉사하는 선생님들의 따뜻한 손길이 있었다. 수업마다 아이들의 생각에 귀 기울이고, 작은 표현들을 격려하며 정성과 사랑을 나눈 선생님들의 노력이 더해져 이번 작품은 더욱 깊은 감동으로 피어날 수 있었다.

세종대왕이 심어 놓은 한글의 씨앗은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맞은 오늘,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사는 고려인 자녀와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작은 손끝에서 다시 꽃을 피웠다. 그 꽃은 서로 다른 빛깔을 존중하는 마음이며, 우리의 말과 글을 이어 가는 희망이다. 또한 다음 세대가 품고 살아갈 아름다운 한글의 꿈이다.

200여 명의 학생과 선생님이 함께 빚어낸 오늘의 하모니가 한글을 더욱 찬란하게 피워 내기를 소망한다. 아이들의 작은 손에서 피어난 한글의 꽃이 알마티를 넘어 더 넓은 세상으로 퍼져 나가 오래도록 향기를 전하기를 기대한다.

본문 이미지: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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