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하루

in #kr-diary13 days ago

오늘은 병원 진료를 받으며 이곳저곳 움직이느라 정신이 없는 하루였다. 막상 실제 진료에 들어가서 소비한 시간은 2분도 채 되지 않은 것 같은데, 기다리는 시간만 20~30분. 병원에 가고, 약국에 가서 약을 받고, 다시 돌아오는 데까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들어간다. 결국 진료 자체보다 병원에 오가고 기다리는 데 소비되는 시간이 한 시간 가까이 된다.

환절기 때문일까, 아니면 꽃가루 때문일까. 다시 찾아온 알레르기 비염 시즌이 나를 꽤나 힘들게 한다. 매년 겪는 일이지만, 막상 다시 시작되면 역시나 만만하지 않다.

요즘은 남들은 하나둘씩 일이 잘 풀리는 것처럼 보이는데, 정작 내 일은 이상하게 잘 풀리지 않는다. 새롭게 공부해보려고 잡은 주제도 생각보다 진도가 더디다. 조금씩 알아가고 있기는 한데, 속도가 나지 않으니 답답한 마음이 든다.

이곳저곳 발표를 하러 돌아다니고 있기는 한데, 그것도 또 묘하다. 계속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니 뭔가를 하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막상 돌아보면 정작 내 손에 남는 실속은 별로 없는 느낌이다.

더 웃긴 것은 내 본업보다, 내가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고 있는 학생들의 일들이 오히려 더 잘 풀리고 있는 것 같다는 점이다. 나는 이것저것 붙잡고 고민하고 있는데, 정작 주변 사람들의 일은 하나씩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면 조금 묘한 기분이 든다.

이번 주는 오랜만에 화요일에 조금 시간적인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 시간을 잘 활용해서 밀린 공부도 하고, 이것저것 정리도 해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목요일이 다시 바빠졌다. 결국 조삼모사가 되어버린 셈이다.

시간이 조금 생긴 것 같으면 다른 일이 그 자리를 메우고, 뭔가 하나 풀리는 것 같으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요즘은 계속 그런 식으로 하루하루가 흘러가는 것 같다. 그래도 일단 해야 할 일은 해야 하고, 공부할 것은 조금씩이라도 해나가야겠다.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다고 해서 아무것도 쌓이지 않는 것은 아닐 테니까.

다만 가끔은, 남들은 잘 풀리는 것 같은데 왜 내 일만 이렇게 더딘가 싶어서 조금 답답해지는 날도 있다. 먹는 걸로 스트레스를 풀고 싶은데…… 정작 뭘 먹을지 찾는 것도 일이다. 오늘은 그냥 맛있는 거 하나 먹고 푹 쉬고 싶었는데, 그것마저 귀찮다. 두유 큰거 한통을 벌컥 벌컥 마시며, 이런저런 생각에 빠진다.

조깅이나 하면서 땀이나 실컷 흘려야 겠다.

Sort: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적극 들이대세요. 사람이든 연구 주제든.
그리고 가끔은 쉬시고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