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023) 투자의거장 57/90 에드 소프
투자의 거장 90인 (57/90)
에드 소프 (Ed Thorp) · 퀀트 / 시스템 트레이딩
발행일: 2026-10-23 (KST) · Lifefit 거장 시리즈
인물탐구를 스팀 독자에 맞게 재구성했습니다. 수치·일화는 공개 자료 기준입니다.
30년간 연평균 19.1%
Princeton Newport Partners는 1969년부터 1988년까지 운용 수수료 차감 후 연평균 19.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S&P 500의 연평균 수익률은 10.2%였다. 더 놀라운 건 단 한 해도 마이너스를 기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펀드를 이끈 에드 소프(Ed Thorp)는 월스트리트 출신이 아니었다. 그는 수학 교수였고, 그가 처음 확률로 이긴 곳은 주식시장이 아니라 라스베이거스 블랙잭 테이블이었다.
카드를 세는 수학자
1960년대 초, MIT에서 수학을 가르치던 소프는 블랙잭에 주목했다. 당시 대부분의 도박은 카지노가 유리한 게임이었지만, 블랙잭은 달랐다. 이미 나온 카드를 기억하면 남은 덱의 확률 분포가 바뀌고, 특정 상황에서는 플레이어가 유리해진다. 소프는 IBM 컴퓨터로 수백만 번의 시뮬레이션을 돌려 최적 전략을 계산했고, 1962년 《Beat the Dealer》를 출간했다. 이 책은 카드카운팅을 체계화한 최초의 저술이었고, 베스트셀러가 됐다.
소프는 직접 라스베이거스로 갔다. 그는 자신의 시스템을 실전에서 검증했고, 실제로 돈을 땄다. 카지노들은 그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하지만 소프가 증명한 건 단순히 블랙잭 공략법이 아니었다. 확률적 우위(엣지)가 있고, 베팅 규모를 켈리 공식으로 관리하면, 장기적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원칙이었다. 이 원칙은 곧 다른 무대로 옮겨갔다.
워런트와 전환사채, 블랙숄즈 이전의 헤지
1960년대 중반, 소프는 주식시장에서도 비효율을 찾기 시작했다. 그가 주목한 건 워런트(warrant)와 전환사채(convertible bond)였다. 이들은 기초 주식과 연동되지만, 가격이 종종 이론값에서 벗어났다. 소프는 워런트가 저평가됐을 때 워런트를 사고 동시에 기초 주식을 공매도해 가격 차이만 취하는 헤지 전략을 고안했다. 1967년 《Beat the Market》에서 이 방법을 공개했다.
당시는 블랙-숄즈 옵션 가격 공식(1973)이 나오기 전이었다. 소프는 독자적으로 옵션 가격 모델을 만들었고, 델타 헤징 개념을 실전에 적용했다. 그는 시장 방향을 맞히지 않아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이는 후날 퀀트 헤지펀드의 청사진이 됐다.
Princeton Newport Partners, 규율과 컴퓨터
1969년 소프는 제이 리건(Jay Regan)과 함께 Princeton Newport Partners를 설립했다. 소프는 캘리포니아에서 모델을 개발하고, 리건은 뉴욕에서 거래를 집행했다. 펀드는 전환사채 차익거래, 워런트 헤지, 통계적 차익거래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했다. 모든 포지션은 헤지됐고, 베팅 크기는 켈리 공식에 따라 조절됐다.
소프는 컴퓨터를 적극 활용했다. 당시 월스트리트 대부분이 감과 경험에 의존할 때, 그는 데이터를 축적하고 백테스트를 돌렸다. 규율은 철저했다. 감정적 판단은 배제됐고, 시스템이 신호를 주면 그대로 실행했다. 결과는 앞서 말한 30년간의 기록으로 나타났다.
1988년, 파트너의 구속과 펀드의 종료
1987년 FBI가 리건의 뉴욕 사무실을 급습했다. 리건은 펀드와 무관한 별도 사업에서 내부자거래 혐의로 기소됐다. 소프는 연루되지 않았고, 펀드 자체도 법적 문제가 없었지만, 소프는 1988년 펀드를 청산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명성이 아니라 조용히 돈을 버는 걸 원했고, 언론의 주목과 법정 소동은 그가 바라던 환경이 아니었다.
펀드는 투자자들에게 원금과 수익을 모두 돌려주고 문을 닫았다. 소프는 이후 개인 자산을 운용하며 학계와 저술 활동을 이어갔다. 그의 방법론은 사라지지 않았다. 퀀트 헤지펀드는 이후 월스트리트의 주류가 됐고, 소프는 그 시작점에 있었다.
개인 투자자라면 이렇게
확률적 우위가 있는 곳에만 베팅하라 — 종목을 고를 때 "오를 것 같다"는 느낌이 아니라, 반복 가능한 논리를 먼저 세워라. 예를 들어 저PBR 배당주 포트폴리오를 10년 이상 백테스트해서 장기 우위를 확인한 뒤 들어가라. 감이 아니라 통계가 먼저다.
한 종목에 전 재산을 걸지 마라 — 소프는 켈리 공식으로 베팅 크기를 조절했다. 개인 투자자는 단순화해서, 확신이 큰 종목이라도 전체 자산의 10%를 넘기지 않는 규칙을 정하라. 10개 종목에 분산하면 한 종목이 망해도 포트폴리오는 산다.
시스템을 정하면 감정을 끄라 — 매수·매도 조건을 미리 정하고 기록하라. 예를 들어 "목표가 +20% 도달 시 절반 매도, -10% 손절"을 정했다면, 뉴스나 커뮤니티 분위기와 상관없이 그대로 실행하라. 소프의 30년 무패는 규율에서 나왔다.
따라하면 안 되는 것: 전환사채나 워런트 같은 복잡한 파생상품을 직접 차익거래하려는 시도. 호가 스프레드, 대차 비용, 유동성 리스크를 감당할 자본과 시스템 없이는 손실만 커진다.
🏷 분야: 퀀트 / 시스템 트레이딩 · 무대: Princeton Newport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