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929) 투자의거장 39/90 마크 안드리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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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거장 90인 (39/90)

마크 안드리센 (Marc Andreessen) · 벤처캐피탈 / 그로스
발행일: 2026-09-29 (KST) · Lifefit 거장 시리즈

인물탐구를 스팀 독자에 맞게 재구성했습니다. 수치·일화는 공개 자료 기준입니다.

다른 VC들이 창업자를 골라낼 때, 그는 창업자를 만들었다

2000년대 중반,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들은 유망한 스타트업을 찾아 경쟁했다. 좋은 팀을 먼저 발굴하고, 적정한 밸류에이션에 투자하고, 이사회 의석을 확보하는 것이 정석이었다. 같은 시기 마크 안드리센은 다른 접근을 준비하고 있었다. 창업자를 고르는 대신, 창업자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제공하는 조직을 만들기로 했다. 2009년 벤 호로위츠와 함께 설립한 a16z(Andreessen Horowitz)는 법률, 인사, 마케팅, 기술 인프라를 자체 팀으로 갖춘 벤처캐피탈이었다. 투자 심사 과정에서 창업자를 평가하는 대신, 투자 이후 창업자를 지원하는 데 자원을 집중했다. 이런 구조는 당시로서는 이례적이었고, 운영비용도 전통적인 VC보다 훨씬 높았다.

넷스케이프에서 배운 것

마크 안드리센은 1990년대 초 일리노이대학 재학 중 NCSA에서 웹 브라우저 모자이크 개발에 참여했다. 졸업 후 실리콘밸리로 이주해 짐 클라크와 함께 넷스케이프를 공동 창업했다. 넷스케이프 내비게이터는 1990년대 중반 인터넷 대중화의 상징이 되었고, 1995년 기업공개는 닷컴 붐의 신호탄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윈도우에 끼워 팔면서 넷스케이프의 시장 점유율은 급격히 떨어졌다. 1998년 AOL에 인수된 뒤, 안드리센은 창업자로서의 1막을 마감했다.

이 경험은 그의 투자 관점을 형성했다.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과, 플랫폼 경쟁에서 이기려면 단순히 좋은 제품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교훈이었다. 넷스케이프 이후 그는 라우드클라우드를 창업해 호스팅 사업을 시도했으나 닷컴 버블 붕괴 직후라 고전했고, 결국 소프트웨어 부문만 남겨 옵스웨어로 전환한 뒤 2007년 HP에 매각했다.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겪은 뒤, 안드리센은 직접 회사를 키우는 대신 다른 창업자들을 돕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는다는 테제

2011년 안드리센은 월스트리트저널에 "Why Software Is Eating the World"라는 제목의 에세이를 기고했다. 당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 회복이 더딘 시기였고, 많은 이들이 기술주 밸류에이션을 닷컴 버블의 재현으로 우려했다. 안드리센은 이 글에서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전통 산업을 대체하고 있으며, 이는 투기가 아니라 실물 경제의 구조 변화라고 주장했다. 서점, 음반, 영상, 통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기업들이 기존 사업자를 밀어내고 있다는 관찰이었다.

이 에세이는 a16z의 투자 기준을 공개한 것이기도 했다. 그들은 소프트웨어를 핵심 경쟁력으로 삼는 스타트업, 특히 네트워크 효과나 플랫폼 특성을 가진 기업에 집중 투자했다. 페이스북, 트위터, 에어비앤비, 깃허브, 슬랙 등이 a16z 포트폴리오에 포함되었다. 투자 규모도 공격적이어서, 한 번 투자하기로 결정하면 후속 라운드에서도 계속 지원하는 방식이었다.

창업자 친화적이라는 말의 실체

a16z는 스스로를 "founder-friendly"라고 표현했다. 전통적인 VC들이 이사회 통제권이나 우선주 조건을 중시했다면, a16z는 창업자가 회사를 계속 이끌 수 있도록 조건을 설계했다. 이는 마크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에서 의결권을 유지한 사례처럼, 창업자가 장기 비전을 밀고 나가는 것이 회사 가치를 높인다는 믿음에 기반했다.

하지만 이 방식이 항상 통한 것은 아니었다. 창업자에게 과도한 권한을 준 결과, 일부 포트폴리오 기업에서는 지배구조 문제나 윤리 논란이 불거졌다. 안드리센 본인도 트위터에서 논쟁적인 발언으로 비판받는 일이 잦았고, 일부 투자처의 실패는 공격적인 밸류에이션 지지가 과신이었다는 지적을 낳았다. 2020년대 들어 금리가 오르고 성장주 밸류에이션이 조정되면서, a16z 포트폴리오 중 일부는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경우도 나타났다.

테크 사이클을 읽는 눈

안드리센은 기술 발전이 주기를 갖는다고 봤다.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하면 초기에는 과대평가와 거품이 생기지만, 거품이 꺼진 뒤에도 진짜 가치를 만드는 기업들이 살아남아 산업을 재편한다는 관점이었다. 그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도 일찍부터 투자했고, 코인베이스 등이 a16z 크립토 펀드의 주요 투자처가 되었다. 이 역시 초기에는 투기 논란을 샀지만, 안드리센은 인터넷 초창기와 비슷한 패턴으로 보고 장기 관점을 유지했다.

그의 방식은 결국 소프트웨어와 플랫폼이 승리할 것이라는 확신, 그리고 그 과정에서 창업자를 최대한 지원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믿음으로 요약된다. 브라우저를 만들었던 엔지니어가 투자자가 된 이유는, 기술이 세상을 바꾸는 순간을 직접 겪었고, 그 변화를 더 많은 창업자가 만들어낼 수 있도록 자본과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 다음 역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라면 이렇게

  1. 플랫폼 효과가 있는 종목 우선 배치 — 개인 포트폴리오에서 소프트웨어·플랫폼 기업 비중을 정할 때, 단순 매출 성장률보다 네트워크 효과나 전환 비용이 높은지를 먼저 본다. 예컨대 결제, 클라우드, 협업 툴처럼 사용자가 늘수록 가치가 커지는 구조인지 확인한 뒤 비중을 올린다.

  2. 성장주 밸류에이션은 금리와 함께 점검 — 소프트웨어 기업은 미래 현금흐름에 가치가 실려 있어 금리 변화에 민감하다. 개인 투자자는 성장주 매수 전에 현재 금리 수준과 향후 전망을 간단히라도 확인하고, 금리 상승기에는 비중을 낮추거나 분할 매수로 대응한다.

  3. 창업자 지분율과 의결권 구조 확인 — 상장사 IR 자료에서 창업자 지분율과 의결권 구조를 본다. 창업자가 낮은 지분으로 높은 의결권을 가진 경우, 장기 비전 실행 가능성은 높지만 소액주주 이익과 충돌할 위험도 크다. 이를 감안해 포지션 크기를 조절한다.

따라하면 안 되는 것: 밸류에이션이 높아도 '플랫폼이니까'라며 무조건 보유하는 것. a16z는 후속 투자 여력과 포트폴리오 분산으로 리스크를 감당하지만, 개인은 한 종목 폭락 시 회복 수단이 제한적이다.


🏷 분야: 벤처캐피탈 / 그로스 · 무대: a16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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