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0일 목요일] 오늘의 일기

in #diary • 22 days ago

업무는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누군가 나가도 빈 자리는 적응의 영역이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럽게 남은 사람들끼리 그 몫을 적절하게 나누어 가졌다.

예전보다 아주 조금 더 바빠졌다.

그 뿐이다.

정시 출근에 정시 퇴근은 지켜지고 있고

퇴근 이후의 삶에도 큰 변화는 없다.

아주 정말 가끔 업무 외 시간에도 일을 해야 할 때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도 그때 잠시 뿐

결국엔 다시 또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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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 하락장이 끝나감에 따라 내 자산도 안정을 찾았다.

직전 고점 대비 -50%까지 자산이 줄었다가

이제는 -35% 수준에서 잠시 횡보하고 있다.

8월 초까지만 해도 -70%를 각오하고 있었는데

그때랑 비교하면 진짜 숨통이 많이 트였다.

이대로 베어장이 끝나고 다시 3년간 점진적 불장에 진입하게 된다면

2029년 대불장에서 정말 정말 정말 운이 좋으면 은퇴자금을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20억 이상만 내 수중에 떨어지면 좋겠다.

그러면 일단 은퇴는 확정이고

은퇴 후 삶의 질을 어느 수준까지 가져갈지만 선택하면 된다.

나는 뭐 흥청망청 소비하며 사는 걸 그닥 좋아하는 성향은 아니지만

가족들의 의견도 중요하니까

가족들이 필요한 자금은 최대한 대주되

내 소비는 최소화 시키면서 그 대신 나는 일상의 자유를 좀 되찾고 싶다.

은퇴 후 라이프 사이클을 계속 업데이트 하고 있는 중인데

전체적인 스켈레톤은 정해졌으니, 지금은 조금 더 세부적인 부분을 다듬는 중이다.

예를 들면 KOICA 일반봉사단으로 지원해서 타국가에서 1년 가량 살아보는 걸로 치자면

어느 나라 어느 국가가 제일 괜찮을지를 알아보고 있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도시 인프라가 어느 정도 갖추어져 있는지와 치안 상 안전한가 정도 인데,

은근히 KOICA 파견국 중에 이 둘을 다 만족하는 곳이 거의 없더라.

그런 점에서 보자면 젊어서 인도네시아에 파견됐던 게 생각해보면 진짜 엄청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일단 인도네시아는 치안만 놓고 보면 한국과 거의 차이가 없다고 봐도 된다.

거기 2년간 살면서 현지인들과 트러블 생겼던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밤에 돌아다닌다고 해서 강도를 만난 일도 없고

그 흔한 절도도 한 번 당해본 적이 없다.

다들 너무 친절하고 늘 웃어주고 뭘 물어보면 적극적으로 도와줬다.

물론 모든 호의에 팁을 요구하긴 했지만, 그거야 그 나라 문화니까 내가 적응해야 할 부분이었다.

태국 방콕이나 베트남 호치민/하노이 정도만 파견돼도 나름 큰 불편함 없이 있다 올 수 있을 것 같은데

동남아는 이미 충분히 다녀봐서 조금 더 다른 곳으로 가보고 싶은 욕망이 있기는 하다.

스페인어를 배워볼 수 있다는 장점에 남미 국가를 좀 알아봤는데,

근데 여기는 어째 다들........ 뭔가 하나씩 빠져있다.

치안이 좋으면 도시 인프라가 엉망이고,

도시 인프라가 좋으면 치안이 엉망이고,

양자택일을 해야하는 옵션 뿐이다.

근데 솔직히 치안은 하지 말라는 짓 안 하고 가지 말라는 곳에만 안 가면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니까

일단은 도시 인프라나 기후 환경이 나랑 잘 맞겠다 싶은 곳으로 가는 게 맞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쿨롬비아 보고타가 거의 유일한 후보지일 것 같다.

일단 이젠 너무 더운 나라는 가고 싶지가 않다보니 고산지대에 있는 도시를 찾아봤는데

보고타의 경우 해발 2,500m에 위치한 도시로 연중 평균 기온이 10-15도 정도라고 한다.

한국으로 치면 거의 늦가을 날씨라고 보면 되는데

긴팔 긴바지에 가디건이나 패딩을 하나 입고 다니면 딱 좋을 날씨라고 한다.

고산지대에 위치하다보니 소나기가 엄청 자주 온다고 하는데

하루 종일 우중충하게 내리는 건 아니고 하루 중 몇 차례에 걸쳐 후두둑 쏟아지는 편이란다.

근데 나는 비오는 걸 나름 좋아하니까 이건 크게 문제가 안 될 것 같다.

도시 인프라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는 지역에 따라 조금 다르긴 하겠지만

그래도 고급몰 같은 것도 좀 있는 것 같고

고급 주거단지도 있는 것 같다.

근무지가 어디인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거주지를 고급 주거단지 쪽에 잡으면 치안은 많이 해결될 것 같다.

교통이 좀 문제긴 한데, 교통마비로 악명 높은 자카르타보다 더 교통이 혼잡하다고 하니 할 말 다 한 게 아닐까 싶다.

뭐 이것저것 다 따지고 들면 한도 끌도 없으니, 그래도 일단 여기가 제일 유력한 후보 도시 중 하나다.

여기 말고도 페루 리마, 파라과이 아순시온, 에콰도르 키토 같은 곳도 후보군으로 알아봤는데

음...........아.................뭔가.............좀..........................................

안 끌리더라 ㅎㅎ

아무튼 뭐 파견국가는 내가 고를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은퇴해서 한국어 교원 자격등 취득부터 하고

KOICA 공고 뜨면 죽 보다가 이때다 싶을 때 지원해서 그때부터는 운에 맡겨야지 뭐.

남미가 안 되면 언어 배우는 게 좀 걱정이 돼서 그런지 태국, 베트남도 좋다.

언어야 뭐 KOICA에서 따로 교육을 시켜주니까 가서 열심히 과정 수료하면 일상 소통 정도는 가능해질 테니

배움적인 측면에서도 KOICA가 좋다.

그렇게 노년에 2~3년에 한 번씩 3~4국가만 돌아다녀봐도

여러 국가에서 1년씩 살아보고 싶다는 내 버킷리스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몸은 낡아가도 마음 만큼은 여전히 청춘이다.

아직은 해본 것보다 하고 싶은 게 많은 40대 아조씨의 작은 바람이다.

은퇴 후 생활을 재미있게 보내려면 전제 조건이 많이 필요하다.

일단 제일 큰 게 돈

그 다음이 건강

그리고 또 자녀의 독립 여부와 아내와의 사전 조율 등이 있을 것 같다.

돈이 없어도 못 가고

건강이 안 좋아도 못 가고

아이가 아직 어려도 못 가고

와이프랑 불협화음이 날 것 같아도 못 간다.

그래도 꿈은 꿔본다.

이래서 못 가고 저래서 못 가면 죽을 때까지 꿈만 꾸다가 못 갈 테니

갈 수 있다는 작은 가능성을 열어 놓고 계속 타진해봐야지.

그래도 새장에 갇혀있던 시기는 확실히 지난 것 같다.

지금은 새장 밖으로 나오기는 했으나 나뭇가지에 앉아 하늘로 날아갈 타이밍을 보고 있는 시점이다.

잘못된 날개짓 한 번에 공든탑이 무너질 수 있으니 조심스러울 뿐.

예전보다 상황은 확실히 나아졌다.

그러니 너무 현재 상황을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희망을 품고 잘 살아보자.

어차피 한 치 앞을 모르는 인생이다.

뭐가 언제 어떻게 풀릴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그저 눈 앞에 주어진 일을 묵묵히 행할 뿐.

돌고 돌아 결국엔 다시 이 가르침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