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8일 화요일] 오늘의 일기
8월 14일부터 오늘까지 해서 비행기에서 자는 것까지 합치자면 4박 5일 일정으로 가족들과 함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다녀왔다.
30대 초반에 마지막으로 갔었으니까, 거의 10년 만의 방문이었다.
이번 자카르타 탐방은 의미가 꽤 컸던 게,
내 입장에서는 단순 여행이나 여름휴가가 아니라
혹시 모를 인도네시아 현지 정착을 위한 사전답사였기 때문이다.
나 뿐만 아니라 와이프랑 아이도 자카르타는 처음이라, 기후나 환경 및 사회 인프라에 잘 적응하는지 보고 싶기도 했다.
지나고 보니 시간이 순식간에 흐른 것 같은데
짧게 다녀오는거다 보니 일정을 상당히 빡빡하게 짜서 움직였기에
경험한 것도 많았고, 둘러본 곳도 많았다.
그걸 일일이 다 기록하는 건 쉽지 않으니
종합적인 리뷰만 간단히 좀 남겨보자면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물음표 정도로 평가를 해보고 싶다.
사실 나는 20대 후반에 2년 가량 인도네시아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현지 사정이나 삶의 방식에 대해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이번에 가보고 느낀 것은
지난 15년동안 내 기억도 많이 미화가 되어있었다는 거였다.
그간 내가 한국에 살면서, 사회에 기대하는 기대 수준이 한국에 맞춰져 있어서 그런 걸 수 있겠지만
내가 기억했던 것보다 사회 및 환경 관련 인프라가 굉장히 낙후돼있었다.
그리고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공기질이 훨씬 더 나빴고, 길거리 흡연자가 너무 많았고, 덥기도 너무 더웠다.
나 혼자 그냥 오토바이 타고 다니면서 자유롭게 살았던 20대 후반의 자카르타는 더 이상 그곳에 없었다.
도시가 변했다고만 말 할 수는 없는 것이
그때와 비교하자면 나도 이제는 40대고, 와이프랑 아이도 있다.
바라는 관점이 바뀔 수 밖에 없는 게, 이제는 가족과 함께 살아가야 할 공간으로서 자카르타를 바라보니
스스로도 물음표가 뜨는 포인트가 곳곳에 있었다.
아이가 이 환경에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을까?
와이프는 낯선 타지에 와서 우울중이 심해지지 않고 주변 사람들과 잘 융화될 수 있을까?
내 안에는 이 모든 것을 감당하면서 이 일을 추진해야만 하는 강력한 동기가 있는가?
뭐 기타 등등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는 시간이었다.
다시 말하지만 나야 뭐 어디든 적응만 하면 또 그럭저럭 잘 살아가는 캐릭터다보니
다시 자카르타에 가게 된다고 하더라도 분명 어찌저찌 또 잘 적응해서 살겠지만
와이프랑 아이는 완전 다른 문제다.
생판 낯설고 멀고 먼 이국땅에 부모형제 다 떠나서 남편/아빠만 바라보고 살아가야 하는 건데
과연 잘 적응할 수 있을지가 제일 큰 변수다.
일단 와이프 말로는 이번에 다녀와서 만약에 여기 계속 살라고 한다면 어찌저찌 살아볼 수는 있을 것 같다고 했다.
100%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또 아주 못 살 곳은 아니라는 평가다.
결국엔 돌고 돌아 아이가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되는 것 같다.
이거야 뭐 진짜 뭐 어떻게 될지 조금도 예상할 수 없는 부분이라
와서 살아봐야 아이가 잘 적응하는지 적응하지 못 하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일단 이번 여행은 신나게 노는 일정이었기 때문에 아이가 엄청 즐거워했던 것 같다.
아무튼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젠 뭐 무조건 자카르타로 가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조건과 상황이 다 잘 맞아떨어지면 가볼 수도 있겠다 정도로 스스로는 정리가 좀 되는 것 같다.
그러니까... 이거 아니면 끝이다 싶을 정도로 목 멜 필요는 없겠다 싶다는 거다.
아무리 한국이 답이 없다 해도, 한국인이 살기에는 한국 만한 곳이 없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이상은 이상, 현실은 현실이니까.
그러니 일단은 인니행 가능성을 열어두고 여기저기 좋은 기회가 나면 지원은 해보되
역시나 당장 디폴트 값은 지금 회사 잘 다니는 걸로 유지하면 될 것 같다.
올 연말에 보고 가능하면 CFD 펀드에도 만불 정도 추가 납입해볼까 한다.
어쨌든 그러면 펀드에 총 2만불 가량 넣은 셈이고, 그러면 다달이 그래도 뭐 한 1,000 ~ 1,500 불은 더 나온다는 거니까
그만큼 월급이 추가됐다 생각하면 생활비가 막 그렇게 또 부족한 건 아니게 된다.
그렇게 자금적으로 안전망을 일단 펼친 상태에서 삶의 중요한 문제들을 하나씩 하나씩 해결해나가보자.
이러나 저러나 결국엔 다 잘 될 거다.
장기적으로는 모든 문제가 잘 해결될 거라는 데 아무런 의심이 없다.
문제는 늘 단기지.
슬기롭게 잘 헤쳐나가보자.
두드리면 뭐든 길이 열릴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