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004기록
지금 이 시각 내가 사는 동네에는 가을 비가 내리고 있다. 창문을 열어 놓고 베란다에 간간히 부딪혀 떨어지는 빗소리를 즐기고 있다. 다소 춥지만 반팔을 입고 있다. 얇은 담요를 책상 다리를 한 무릎 위에 덮고 있지만 반팔의 티에 드러난 팔에 접촉 되는 서늘한 기분이 싫지 만은 않고 오히려 상쾌하다. 이러다 감기 걸리는 건 아닐까? 걱정보다는 오랜만에 맛보는 정신의 청량함이다. 확실히 습했던 여름의 비 냄새는 사라졌다. 가을의 건조함은 비의 습기를 물먹는 하마처럼 쪽쪽 빨아들여 후각에 감촉 됨을 허락하지 않는다. 이제 지긋지긋하게 무더웠던 지난 여름날의 기억은 괴로움보다 그리움으로 바뀔 것이다.
ps. 요 며칠 얄밉게도 피를 빨고 잘도 숨었던 그 모기 한 마리가 다시 눈앞에서 알짱거린다. 부황 뚜껑을 준비해 놓고 가두려고 하지만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 요놈. 징글징글하게 끈질기다. 춥고 배가 고픈지 목숨을 걸고 날아 다니고 있다. 힘이 빠졌는지 앵앵거리는 소리도 나지 않는다. 이런 집념의 인간이라면 아마 성공할 것이다. 다음 생애에는 꼭 사람으로 태어나서 영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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