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0-3 삿쵸동맹과 영호남동맹의 길, 누가 이끌어갈 것인가? 누가 오늘날의 지사인가?

개천절, 하늘이 열린 날이다. 개천절에 일본의 메이지 유신과 삿쵸 동맹을 생각해 보고 있다. 메이지 유신이 가능했던 것은 사쓰마와 죠슈의 동맹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쓰마와 죠슈는 서로 앙숙이었다. 이들 둘이 손을 잡음으로써 일본은 막부시대에서 벗어나 새로운 국가로 등장할 수 있었다.

삿쵸 동맹이 체결될 당시의 일본의 상황은 우리에게 상당한 궁금증을 제시한다. 당시 막부는 미국과의 협상을 통한 유연한 정책을 추구하고 있었다. 그러나 소위 당시 지사들은 막부를 타도하고 외세를 타도하며, 천황을 중심으로 새로운 일본을 만들어 나가려고 했던 것이다. 유연하고 현실적인 정책을 추구했던 당시의 막부를 타도하려고 했던 것은 무슨 이유였을까?

당시 조선은 대원군을 중심으로 한 세력들이 위정척사를 주장했다. 메이지 유신의 지사들이 주장한 존왕양이나 대원군의 위정척사나 그 내용은 별로 다르지 않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다른 것은 메이지 유신의 지사들은 새로운 일본을 만들어가기 위해서 기존의 질서를 완전하게 뒤집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고, 대원군을 위시한 조선의 위정척사파는 조선의 체제를 유지하려고 했던 것이다. 내용은 서로 비슷한 것 같지만, 존왕양이와 위정척사가 추구하던 방향은 정반대였던 것이다.

메이지 유신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사쓰마와 죠슈번이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누대에 걸쳐 서로 못잡아 먹어서 안달을 하던 관계다. 이들이 손을 잡으면서 막부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그리고 근대의 새로운 일본이 가능해졌다.

지금의 한국 상황을 보면서 당시 일본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의 한국은 새로운 도약과 변화가 필요하다. 극심한 분열과 증오를 이용하려는 현재의 한국 정치로는 국제정치적 변화에 대응하여 지속가능한 체제유지가 어려운 상태다. 지금 한국은 불위에 있는 냄비위에서 미지근한 물을 즐기는 개구리 처지나 다를바 없다.

지금 한국에게 필요한 것은 분열과 증오가 아니라 단결과 통합이다. 단결과 통합을 방해하는 것이 누구인가를 잘 파악해야 한다. 지금 한국의 정치권에서는 그 누구도 단결과 통합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다. 그러나 한국의 미래와 후대의 번영을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분열과 증오가 아닌 통합과 단결을 누군가가 이야기 해야 한다.

한국에서 단결과 통합을 위해서는 결국 영남과 호남이 서로 손을 잡아야 한다. 한국의 정치세력을 진보와 보수로 나누는 것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한국이 처한 문제의 핵심은 결국 호남과 영남의 분열과 갈등이다. 이런 분열과 갈등을 진보와 보수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포장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가 직면한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의 핵심과 대면해야 한다. 지금 한국이 처한 1차적인 문제는 영호남의 분열과 갈등이고 제2차적인 문제는 남북간의 분열과 갈등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그 어떤 문제도 해결되기 어렵다.

영호남의 갈등과 분열을 해소하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많은 사회적 문제해결을 위한 합의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영호남의 단결과 통합을 위해서 우리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마치 메이지 유신 때와 같이 현재 한국을 꼼짝 달싹하지 못하게 묶어 놓고 있는 기존 정치세력의 분열과 갈등의 구조이다.

이들 기존의 정치세력은 분열과 갈등의 구조를 이용하여 대중을 꼼짝할 수 없도록 포박해 버렸다. 지금 한국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의지의 지사들이 아닌가 한다. 메이지 유신 당시 지사라고 불렸던 사람들은 대부분 하급무사 출신들이었다. 지금 한국에서도 기존의 정치세력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소위 말하는 고학력에 높은 지위 그리고 돈많은 사람이 아니다.

지금 한국에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분명하게 분별할 수 있는 사람이다. 신분이 높고 돈이 많은 사람들이 아니라 앞으로 미래의 한국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분명한 비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 것이다. 바로 그런 사람이 미래의 한국을 만들어갈 개혁적 세력의 바탕인 것이다.

우리가 어떤 국가를 민족을 만들어갈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미 방향은 분명하다. 중요한 것은 결단인 것이다. 제대로된 나라를 만들 것인가? 아니면 증오와 분열의 아이콘을 구세주라고 떠받드는 역사적 범죄를 저지를 것인가는 각 개인의 선택이다

지금 한국의 대중은 모두 일본 메이지 유신 당시의 하급무사와 마찬가지의 지위와 성격을 가지고 있다. 메이지 유신 당시 지사들이 하급무사 출신이었다면, 새로운 한국을 만들어가야할 개혁적 주체세력은 무엇이 올바른지 그른지를 분명하게 분별하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겠다는 굳은 신념을 가진 보통 사람인 것이다.

앞으로 한국의 미래는 분열과 증오가 아니라 단결과 통합에 달려있다. 분열과 증오의 정치를 거부하는 것으로 이미 당신은 지사의 자격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단결과 통합을 위해 뜻을 모으는 것만으로도 이미 당신은 지사의 반열에 들어선 것이다.

지사가 될 것인가? 아니면 역사의 배신자가 될 것인가? 그것은 각자 개인의 실존적 선택이다.

영호남의 지도층 인사들은 분열과 증오의 정치를 버리고 통합과 단결의 길에 나서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그들도 역사의 장애물이 될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아닌가? 당장 눈앞의 이익이 중요한 것 같지만, 결국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역사적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