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0-20 불완전한 국가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주권국가가 되기, 영토와 병권의 문제steemCreated with Sketch.

한국은 정상적인 주권국가가 아니다. 굳이 말하자면 한국은 불완전한 국가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한국이 정상적인 주권국가라면 당연히 행사해야 하는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기능을 행사하지 못하는 국가는 불완전한 국가인 것이다.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대한민국은 군사분계선(MDL) 남쪽 철책선에서 시작된다”는 발언으로 상당한 반발에 직면했다. 범여권은 강력하게 반발했지만, 국민의힘은 이런 발언에 대해 별도의 입장 표명을 들어보지 못했다. 아마도 국민의힘은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의 발언이 문제가 없다고 보는 모양이다. 유엔사가 한국의 주권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는 해명을 했지만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의 발언을 좀 더 자세하게 보면 그렇게 해명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브런슨의 말중에서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군사분계선을 보면 북쪽으로 2500m, 남쪽으로 2500m 지점(실제로는 2㎞ 지점)에 철책선이 있다. 이곳에 제가 관리 책임을 맡은 구역이 있는데, 우리는 주권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해 논의 중”

“대한민국은 어디서 시작되고 어디서 끝나는가? 유엔사의 관점에서 볼 때 대한민국은 그 남쪽 철책선에서 시작된다. 제가 정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그 구역(DMZ)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바로 그곳에서부터 대한민국이 시작되는 것”

브런슨의 발언은 분명하다. 비무장지대 남방은 전적으로 유엔사령관이 통제하는 지역이며, 여기에 대한 유엔사령관의 권한은 한국의 주권보다 우월하다는 것이다. 유엔사가 해명한 한국의 주권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는 말은 중의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코리아반도의 안보는 점점 더 위태로워지고 있다. 코리아 반도가 위태로워지는 이유는 한국이 조선의 군사적 공격을 막아낼 대비태세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다. 한국은 조선의 재래식 공격을 막아낼 능력이 충분하다. 부족한 것이 있다면 무기와 병력의 부족이 아니라 현대전에 대비하기 위한 대비태세의 전환이 늦을 뿐이다. 그점은 미군의 존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오히려 지금처럼 시대에 뒤처진 한미연합사 체제가 그대로 유지되면 한국의 군사혁신은 더 미뤄지고 늦춰질 뿐이다.

즉 지금의 한미연합방위태세는 한국군이 현대전에 적합한 군사대비태세로 전환하는데 오히려 방해가 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한미연합사에서 작성한 작전계획으로는 전쟁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어렵고 오히려 취약점만 더 늘어난다.

브런슨의 발언에서 우리가 고민해야 할 부분은 단순하게 비무장지대 남측 지역의 주권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이미 한국의 일정지역에 대해서 한국의 주권보다 더 우월한 권리를 주장하는 유엔사령관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유엔사령관이라는 존재는 미국의 직접적인 대리인이라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브런슨의 발언은 비무장지대 남측지역에 대한 미국의 권리는 한국의 주권보다 상위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현재 고민해야 할 것은 비무장지대남측에 대한 미국의 주권적 요구를 수용할 것인가 아닌가 하는 것이다. 만일 우리가 유엔사령관의 주장을 수용한다면, 그것은 한국이라는 국가의 성격에 대한 근본적인 철학적 고찰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브런슨의 발언만으로도 한국은 정상적인 국가는 아니다. 한국의 영토일부가 주권보다 더 상위의 권위에 복속되어 있는 것이다. 이는 한국이 영토적 독립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조선이 한국전쟁 종료직후 중공군을 철수시킨 것을 되새겨 보아야 한다.

조선은 1958년까지 중국인민지원군의 철수를 요구했다. 당시 중국군은 조선에 더 잔류하려 하였으나 김일성의 강력한 요구에 밀려 철군하고 말았다. 조선이 중국인민지원군이 철수하면 자국 안보가 불안해진다는 것을 몰라서가 아니다. 김일성이 무슨 이유로 여전히 한국에 상당한 규모의 미군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도 중국인민지원군의 철수를 추진했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과 조선은 어떤 국가냐는 측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조선은 명백하게 주권을 정상적으로 행사하는 보통의 국가이다. 반면 한국은 자국의 주권이 심각하게 제약되어 있는 비정상적인 국가다. 우리는 비정상의 상태에서 너무나 오랫동안 살아오다 보니 비정상을 정상으로 인식하고 있을 뿐이다.

지금 한국은 정상적인 국가라는 지위를 다시 확보해야 하는가 아닌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정상적인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자국의 영토에 대한 분명한 배타적 주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비무장지대가 유엔사령관을 통한 미국의 지배에 있는 한, 한국은 자국의 영토에 대한 배타적 권리를 행사하고 있다고 할 수 없다.

주권의 행사여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병권이다. 외교의 경우 내용적으로는 미국의 통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형식적으로는 독립적이다. 그러나 병권의 경우는 명백하게 종속적이다. 한미연합사의 체제에서 한국 대통령의 군통수권은 전적으로 제한된다.

많은 사람들은 한국이 한국전쟁부터 병권을 미국에게 위임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한국은 정부수립이후 단 한순간도 작전통제권을 행사한적이 없다. 정부수립이전부터 이승만은 미국에게 한국군에 대한 통제권을 넘겨 주었다. 한국전쟁당시 작전통제권을 주한미고문관에게서 유엔사령관에게 넘겨 주었을 뿐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은 반쪽짜리 국가에 불과하다.

비무장지대에 대한 제한없는 국가주권의 행사, 그리고 작전통제권의 환수는 단순하게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한국이 정상적인 국가로 기능하기 위한 최소한의 자격을 갖추느냐 아니면, 사실상의 종속국가 또는 불완전한 국가로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분명한 결정의 순간인 것이다.

불완전한 국가의 지위를 유지하면 국가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 그것을 일러 사실상의 식민지 국가라고 하는 것이다. 식민지 국가는 자국의 이익을 위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 지금 미국의 강요에 의해서 지불해야 하는 천문학적 약탈금은 바로 한국이 주권을 완전하게 행사하지 못하는 불완전한 국가이기 때문이다.

불완전한 국가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점점 더 위험해진다. 특히 지정학적 질서가 근본적으로 변하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그 폐해가 심각한다.

여전히 한국에는 한미동맹이 중요하며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안된다고 주장하는 자들이 많다. 그들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매국노이고 매판세력이다. 지금과 같이 불완전한 국가의 상태가 지속되면 국가자체의 존속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필자는 지금과 같이 2-3세대가 지나가면 한국은 조선에 흡수통일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것은 한국이 조선에 흡수통일될 정도로 국력이 쪼그라들고, 한국에 사는 대중의 삶이 조선보다 더 열악해질 것이라는 의미다.

그것은 지금 우리가 불완전한 국가체제를 감수함에 따른 결과가 될 것이다.

한국이 스스로 정상적인 국가가 될 결심을 하지 못하면, 결과적으로 조선에 의해 한국이 정상적인 국가로의 기능을 하게 될 것이다.

두국가관계를 선언한 조선이 앞으로 남북관계에 대한 연락에서 유엔사를 통할지 아니면 중간의 중개인을 배제하고 직접 한국과 통할지의 결과에 따라 한국의 국가지위는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조선의 입장과 태도를 보건데 앞으로 조선이 유엔사와의 그 어떤 연락과 소통도 무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