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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원래 월·화·수·금요일에 회의가 잡혀 있었는데, 다행히 수요일 오후와 금요일 오전 회의가 취소됐다. 덕분에 하루 일찍 본가에 가서 휴식을 취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최근 AI가 수학이나 과학의 난제들을 급작스럽게 해결하고 있다는 소식들 때문에 연구에 대한 의욕을 많이 잃었다.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이나 (준)리만 가설, 그 밖의 힐베르트 문제와 밀레니엄 문제들까지, 시중에 공개되지 않은 AI 모델들을 이용해 해결하고 있다거나 거의 해결했다는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다. 인간의 지적 활동조차 이제는 효용성의 관점에서 평가받고, AI 모델들이 사실상 '딸깍' 한 번으로 해결해 버리는 시대가 온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내 경쟁 상대는 동료 연구자들이 아니라 AI 모델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공부에 대한 의욕은 물론이고 강의 자료를 정리하려는 의욕마저 사라져 버렸다.
연구자라는 직업 자체가 생각보다 훨씬 빨리 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앞으로 나의 역할은 무엇이어야 할지 다시 고민하게 된다. 그렇다면 결국 연구보다는 교육에 더 신경 써야 하는 것일까? 하지만 한국이라는 환경에서 진정한 학문 교육에 대해 얼마나 진지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지금 지도하고 있는 학생들만 봐도 고민이 많다. 시험 문제를 풀거나 사전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머리로 조금만 생각해 보면 답을 찾아갈 수 있는 간단한 문제들조차 AI에 의존하게 되는 세상이 되었다. 그렇다고 나만 내 머리를 믿고 모든 것을 해나가기에는 경쟁력이 너무 떨어지는 상황이 되어 버린다. AI를 활용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의 격차가 커질수록, 기존의 방식만 고수하는 것이 과연 맞는지도 의문이다.
지금까지 AI를 이메일이나 회의록을 작성하는 도구 정도로 활용해 온 나로서는, 이제 연구 자체에 AI를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 물론 중간중간 코딩할 일이 생기면 나도 AI를 활용하기는 한다. 다만 대부분은 학생들에게 맡기고, 학생들은 또 AI를 활용해 코드를 작성하는 식이다 보니, 정작 내가 연구 과정에서 AI를 어떻게 주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여튼, 요즘은 여러모로 생각이 많아지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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