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논문을 200편 만든다면

in #kr-diary • 3 days ago

https://www.freezin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0010

https://v.daum.net/v/0nb4FZiP5O?f=p

스팀잇 사진이 또 왜 첨부가 안되냐...

오늘 꽤 황당한 기사를 하나 봤다.

미국의 한 교수가 올해 불과 9개월 동안 200편이 넘는 논문을 작성했다는 내용이었다. 시카고대학교 부스 경영대학원의 니콜라스 폴슨 교수와 관련된 이야기인데, SSRN 측에서 비정상적으로 많은 논문이 업로드된 것을 확인하고 그의 논문 257편을 삭제하고 해당 계정을 동결했다고 한다. 폴슨 교수는 연구 과정에서 AI를 사용했다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논문에서 AI 사용 사실을 밝히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처음 기사를 읽고 든 생각은 단순했다.

이게 가능한가?

9개월에 200편이면 거의 한 달에 20편이 넘는다. 물론 경영학 분야와 물리학이나 수학 같은 분야는 논문의 생산 방식 자체가 상당히 다를 수 있다. 공동연구의 형태도 다르고, 연구 하나에 필요한 계산이나 실험의 양도 다르다. 그렇다고 해도 숫자만 놓고 보면 상당히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AI를 이용했다고 생각하면 조금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다. 논문의 초안을 만들고, 문헌을 정리하고, 코드를 작성하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문장을 다듬는 일을 AI에게 맡긴다면 논문을 만들어내는 속도 자체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내가 궁금한 것은 “AI로 논문을 쓸 수 있는가?”가 아니다.

AI가 논문을 써주는 것 자체는 이제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니다.

정말 어려운 것은 그다음이다.

AI가 어떤 아이디어를 내놓았다면 그것이 정말 새로운 아이디어인지 확인해야 한다. 이미 누군가가 비슷한 것을 했는지 찾아봐야 하고, 계산이 맞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논리적으로 빈틈은 없는지, 데이터가 제대로 해석된 것인지, 기존 이론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도 봐야 한다.

그리고 더 어려운 질문이 하나 남는다.

그래서 이게 가치 있는 결과인가?

이게 상당히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한다.

지식의 최전선에 있는 연구라는 것은 단순히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내는 일이 아니다. 기존에 존재하는 지식과 내가 얻은 결과 사이의 경계를 확인하는 일이다. 무엇이 이미 알려진 것인지 알아야 하고, 무엇이 새로운 것인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왜 중요한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AI가 그럴듯한 논문 100편을 만들어준다고 해보자.

그중 10편이 실제로 맞는 내용일 수도 있다. 그중 2편이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결과일 수도 있다. 그런데 그 2편이 정말 중요한 결과인지 판단하려면 결국 사람이 그 분야의 지식을 가지고 읽어봐야 한다.

결국 논문을 만드는 것과 연구를 하는 것은 조금 다른 문제가 아닐까.

AI가 발전하면서 논문을 작성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계속 줄어들 수 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연구 자체에 필요한 시간이 같은 비율로 줄어드는 것은 아닐 것 같다. 오히려 반대일 수도 있다. AI가 만들어내는 결과가 많아질수록 그것을 검증해야 하는 사람의 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

예전에는 한 연구자가 1년에 논문 몇 편을 만들어냈다면, 앞으로는 AI의 도움을 받아 수십 편, 수백 편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그러면 어느 순간부터 중요한 질문은

“논문을 얼마나 많이 만들 수 있는가?”

가 아니라

“그 많은 결과 중 무엇을 믿을 것인가?”

가 될 것 같다.

그래서 이번 사건을 보면서 조금 묘한 생각이 들었다. AI가 연구자의 일을 대신해주는 시대가 오면 연구자는 점점 편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연구자의 역할 자체가 바뀌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AI가 아이디어를 만들고, 코드를 작성하고, 계산하고, 논문의 초안까지 만들어준다면 인간에게 남는 것은 오히려 더 근본적인 질문일 것이다.

무엇을 연구할 것인가.

무엇이 중요한가.

무엇이 새로운가.

무엇이 틀렸는가.

그리고 무엇을 믿을 것인가.

결국 연구자의 가장 중요한 능력은 논문을 생산하는 능력이 아니라, 수많은 결과 중에서 가치 있는 지식을 골라내고 그것을 끝까지 검증하는 능력이 되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9개월에 200편이라는 숫자가 놀랍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무섭기도 하다. 논문을 만드는 비용이 거의 0에 가까워지는 시대가 온다면, 오히려 진짜 희소해지는 것은 논문이 아니라 연구자의 시간과 주의력, 그리고 무엇이 중요한지 판단하는 능력일 테니까.

AI가 논문을 수백 편 만들어주는 시대에, 나는 과연 그중 몇 편을 읽고, 몇 편을 믿고, 그중 무엇을 정말 내 지식으로 만들 수 있을까. 어쩌면 앞으로의 연구는 이 질문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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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이 될 수 있는 상황이죠ㅠ;
ai가 정말 빠르게 발전하고 있네요 @.@

못 따라갈 정도에요!!

AI가 만들어내는 결과가 많아질수록 그것을 검증해야 하는 사람의 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

검증하는 것도...
결국에는 AI의 도움을 받지 않을까.... 싶네요. ^^;